러시아 중단편 소설 외투-니콜라이 고골
러시아 중단편 소설 외투
이 소설을 본 지는 한참 되었지만 지금도 생각하면 웃프기도 하고 재밌기도 한 여운이 남아있어서 이렇게 소개해본다.
처음으로 접한 러시아 소설이었다. 단편이라고 들어서 금방 읽을 줄 알았는데 중 단편이었다.
소설 외투는 그 당시 사회에 대한 풍자와 그 사회에서 묵묵히 살아가고있는 다양한 인간군상들, 그중 가장 볼품없고 누구 하나 신경 쓰는 사람 없는 가족도, 친구도 없는 사회에서조차 비웃음을 사는 그런 외로운 인간이 새 외투를 장만하면서 발생하게 되는 스토리를 담았다.
물론 시대적배경,전하고자 하는 사회 풍자가 다르지만 전체적으로 영화 '기생충'처럼 블랙코미디 같은 느낌이다.
관청에서 서류를 작성하는일을 하는 9급 공무원인 주인공, 남들의 뭐라고 하던 남들의 풍자 따위에 신경도 안 쓰며 오로지 서류를 작성하는 일에만 온 심열을 다하는 볼품없는 9급 공무원인 주인공에게 어느 날 커다란 고민이 하나 생긴다.
외투가 너무 해지다못해 더 이상 고쳐 입을 수가 없어진 것이다. 생계를 겨우 유지하고 있는 주인공에서 거액의 새 외투 값은 주인공에게 혹독한 근검절약을 요구했다. 가끔 저녁 끼니조차 굶어가며 모은 거액으로 장만하게 된 외투 었으니 주인공에게 그 외투는 세상의 전부와도 같았다.
오로지 서류를 작성하는것만이 낙이었던 주인공의 삶에 새로운 외투라는 마치 연인 같고, 자신의 몸의 일부와도 같은 새로운 삶의 의미, 삶의 활력이 생겨버린 것이다.
그런데 새 외투를 입던 그날, 고대 기다려왔던 그날, 드디어 새 외투를 입고 내키지는 않았지만 참가해야만 하는 저녁 만찬에 참가했던 주인공에게 청천벽력 같은 일이 벌어진다.
집에 돌아가는 길에 몇몇 불량배들한테 외투를 빼앗기고 매질까지 당한 것이다. 이에 주인공은 여러 사람들의 조언대로 외투를 찾아보려고 고관도 찾아보지만 타이밍이 좋지 않았다. 마침 친구와 함께 수다를 떨던 고관은 원래는 심성이 나쁜 사람은 아니었지만 친구와 함께 있는 자리었다. 안 그래도 심신이 망신창이가 되어버린 주인공에게 허세와 지위를 뽐내고 싶은 고관은 주인공에게 잘못 찾아왔다고 호통만 친 것이다.
세상의 전부가 되어버린 어렵게 장만한 새 외투를 잃어버린 주인공의 심신은 외투를 더 이상 찾을 수 없다는 절망에 그만 몸져누워 세상을 저버리고 만다.
외투 때문에 삶을 마감하게 된 비운의 주인공, 삶에 진정한 의미를 못 찾은 것이 가장 큰 문제가 아니었을까?
자존감, 삶의 의미, 삶의 목적, 삶에 대한 명확한 자기주장이 있었다면 그깟 외투 하나에 무너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 당시의 암혹한 사회 부조리 현상, 아무 생각 없이 한 관료의 무책임한 말 한마디가 때론 사람을 죽일 수도 있다.
약하디 약한 주인공의 심리상태는 마치 해져버린 그의 낡은 외투와도 같다. 살짝 불어오는 실바람에조차 견뎌내지 못하고 구멍이 뚫려버리는 그의 내면은 종이장과도 같다.
삶에서 내면을 스스로 층층이 쌓아둘 필요가 있다. 누가 뭐라든 나는 나이고 나는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유일무이 한 존재이며 내 인생의 주인은 언제나 나이다. 삶의 주인이 되어야 한다.
그래야 어떤 일이 있어도 스스로 다시 일어날 수 있다!
너무 짧지도 길지도 않는 블랙코미디같은 소설 찾으신다면 추천! 나름 재미있는 소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