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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서평

삶의 어느순간은 영화 같아서

by 미니멀하자 2020. 11. 8.

 

삶의 어느 순간은 영화 같아서

"당신이 나와 같은 시간 속에 있기를" 등 영화 에세이 작가 이미화 작가님의 책이다. 

삶의 힘든 순간순간 영화를 보며 위로를 받고 담담하게 살아가며 27편의 잔잔한 영화 속 장면들과 작가님의 성장 스토리로 엮어낸 잔잔한 여운을 주는 에세이집이다. 그러고 보니 에세이는 참 오랜만에 접해본다. 감성충전 책을 찾는다면 추천드리고 싶다. 나날이 차가워져 가는 겨울날 따뜻한 커피 한잔과 함께, 사랑하는 이 옆에 있다면 더 금상 천화겠다. 

읽으면서 놀라운 건 작가의 성향이 나랑 너무 많은 부분들이 닮아있었다는 점이다.
남에게 관심 없고, 그렇다고 냉정한 사람도 아닌, 그저 나 자신에게 더 관심을 두고 달리기는 싫지만 느리더라도 걷기를 지향하는 그런 미지근한 온도의 성향, 무슨 일이든 남에게 의지하기보단 스스로 답을 찾아내려고 하는 독립성, 최소한 꼭 필요한 것만 소비하고자 하는 미니멀 라이프 등이 신기하게 닮아있었다. 인간의 온도로 치자면 아마 작가와 나는 비슷한 온도의 사람일 것이다. 그래서 더 술술 잘 읽혔는지 몰라도 정말 재밌게 공감하며 금방 다 읽어 내려간 책이다. 


책 속으로....

"전 필요 없는 물건을 과하게 사지 않아요. 주변을 둘러본 후 다른 사람이 아닌 저 자신에게 물어봐요. 이게 정말로 내 삶에 가치가 있는 물건인지 생각하죠. 그렇지 않다면 물건을 버려야 해요. 더 적은 물건으로 더 계획적으로 산다는 단순한 생각이죠."

(미니멀 라이프에 대한 내 생각 : 물질은 내 배고픔을 해소시켜주지 않는다. 물질은 소유에 대한 욕망일 뿐이고 정작 소유하게 되면 그것에 대한 애정도 하루 이틀이면 식는다. 또 새로운 것에 대한 욕망, 욕망은 끝이 없고 물질로서는 영원히 채워지지 않는다.최소한 실용적으로 깔끔하게 꼭 필요한 것만 소비하고 살고 싶다. 환경을 위해서라도 그래야만 한다. 크게는 지구, 작게는 내가 살고 있는 공동체, 더 작게는 나를 위해서!)

 

내가 쓴 글이 하나둘 늘어날수록, 이전보다 나아질 거라는 걸 나는 경험을 통해 알고 있다. 성장이라는 게 꼭 위를 향할 필요는 없으니까. 깊어지는 것, 없던 마음이 생겨나거나, 있던 감정을 떨쳐버리는 것도 분명 성장일 것이다. 그러니 조급해하지 말고 기다려보기로 한다. 가까스로 오른 게 겨우 한 계단일지라도, 어차피 나는 두 계단을 한 번에 오르지 못하는 사람이니까. 조금씩, 조금씩 성장할 나의 모습을.

(작가님과 비슷한 마음으로 오늘도 책을 읽고 서평을 쓴다. 꼭 그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해서도 아니고 더디더라도 나의 성장이라는 의미에서, 이렇게 오늘도 우연히 내 마음을 대변해주는 듯한 책을 접하고 공감하고 글을 쓰며 나에 대해 더한층 알아가고 있다.)


냉정과 열정 그 사이 미지근한 온도의 나
딱히 냉정한 사람은 아니었지만 굳이 타인에게 관심을 두지 않는다. 오래도록 혼자 내 삶을 짊어지고 살다 보니 항상 고독했고 외로웠고 힘든 일도 많았다. 힘든 일 나누면 반이 된다고 하지만 정작 말해봐도 도움도 안 되더란 걸 경험으로 알기에 펄펄 끓는 사골처럼 타인에게 열정적인 그런 사람이 되기가 힘들고 되고 싶지도 않았다. 어차피 인생은 홀로 가는 길이다.

인맥을 만들겠다고 억지로 내뱉는 반가움의 인사도 맘에 없는 칭찬도 굳이 하고 싶지 않았고 거짓으로 포장하고 싶지도 그런 쪽에 소질도 없었다. 그렇다고 또 냉철한 인간도 못된다. 깊이 깔려있는 감수성과 공감은 무엇이든 쉽게 감동하고 쉽게 상처 받는다. 그래서 그냥 미지근한 온도, 남들 보기엔 그냥 그런 온도를 가진 사람으로 남을듯싶다.

찬바람 부는 추운 겨울날 뜨거운 난로가 되어주지는 못해도 그냥 포근한 담요 정도? 그 정도로만으로 만족한다. 너무 가까이 가면 행여 상처라도 날까 봐, 어딘가에 있는 두려움의 작용인가 보다. 

 

삶의 어느 순간 영화 같아서는 추운 겨울 따스한 위로가 되어줄 만한 책이다. 영화를 좋아하는분,에세이 좋아하는분,가볍게 감성충전이 필요한시점,위로가 필요한분들이 읽어보면 좋을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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